조현병 환자 검거, 강력처벌 필요한 이유
조현병이 무슨 벼슬인가?
광주 광산구 한 병원에서 탈출한 조현병 환자는 살인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전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천만다행으로 탈출 18시간 만에 검거되면서 인근 주변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이번에 탈출한 조현병 환자는 누구?
그는 2011년 정신병동 입원 당시 다른 환자의 목을 졸라서 숨지게 한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고 현재 치료감호 기간으로 조현병 치료를 받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사람을 죽였는데도 불구하고 겨우 징역 3년이라니, 진짜 무슨 조현병이 벼슬도 아니고 어처구니 없습니다.
검거 뒤 왜 탈출했냐는 궁금증이 있었는데 "너무 오래 병원에 있게 돼 답답해서 나갔다"라고 진술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병원에서 패쇄병동 문을 열어놓고 늑장 신고한 것이 밝혀졌습니다. 사실 법원으로부터 치료감호 처분을 받은 강력범죄 전과자가 입원 중인 병원에서 달아나는 사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죠.
2015년 8월에는 대전의 한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던 연쇄 성폭행범이 달아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특수강간범이던 김선용은 화장실에 가겠다라며 수갑을 풀어달라고 요구했고 직원들이 수갑을 풀어주고 2~3m 떨어진 병실에서 그를 기다리는 동안 그는 화장실에서 나와 도망쳤었습니다.
보호장비를 해제할 경우 근무자를 여러 명 배치해야하고 경계감호를 강화해야하지만 이런 규정들을 모두 어겼었습니다. 게다가 김선용이 도주를 하고 1시간 30분이 지나고 나서야 경찰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뒤늦은 부실 대처가 논란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결국 김선용은 다음날 오전 대전의 한 상가에서 여성을 성폭행을 하고 나서 자수했었는데 적극적인 대처가 있었다면 성폭행 피해자가 없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조현병 환자 탈출 사건처럼 부실한 수용자 관리, 그리고 멍청한 사후 대처는 2차 피해를 낳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확실한 관리 및 감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조현병이란 무엇일까?
조현병은 환각, 망상, 행동이상 등이 나타나는 일종의 만성 사고장애를 말합니다. 전 세계 인구 중에서 조현병 증상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사람은 0.3~0.7% 정도라고 알려져있으며 평생 유병률은 1%로 꽤 높은 편입니다.
조현병 환자들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바로 '망상'
이 망상의 대부분의 형태는 '근거 없는 믿음 혹은 불신'에서 비롯됩니다. 조현병 환자의 대부분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은 믿고, 의심하고자 하는 것은 극단적으로 의심하는 경향이 매우 강합니다. 그리고 이런 망상이 구체화되고 그 믿음이나 불신은 체계적인 형태로 굳어버리는 것이죠.
아무튼 조현병 환자가 탈출하고 대중들에게 막연한 불안감을 키우는 사태는 없어져야 합니다. 조현병 환자를 잠재적인 강력범죄자로 내모는 것도 문제이지만 이렇게 사건을 키우는 관리감독이 부실한 것도 문제입니다.
그리고 조현병 환자와 같이 정신질환자에 대한 낮은 처벌은 개선해야 합니다. 특히 정신병력 참작으로 처벌은 매우 미약하다보니 대중적 공분 효과는 배가될 수 밖에 없습니다. 2016년 여성혐오와 조현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매우 높았던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의 피의자도 심신미약이 인정돼 징역 30년형을 받았습니다.
끔찍한 살인사건, 하지만 정신병을 앓았다는 이유만으로 상대적으로 너무나 가벼운 처벌에 그칠 때가 많아서 분노와 공포가 함께 동반 상승하고 있습니다.
통계적으로 살펴보면 '조현병 환자 = 범죄자'는 아닙니다.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0.08%로 비정신질환자가 1.2%이기때문에 오히려 낮았고 이 수치는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대한조현병학회에서는 '정신질환자로 강력범죄가 일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에 의해 생기는 범죄는 일반인들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며 치료만 제때 받으면 범죄 가능성은 거의 없다'라는 것입니다.
결국 개인의 정신적인 문제가 충동적 범죄로 이어지는 것은 바로 부실한 관리 시스템에 있는 것이죠. 국내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의 치료는 '발병-입원-퇴원'으로 끝입니다. 사후 관리를 지역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맞고 있지만 사실상 조현병 환자를 상대로 한 지속적인 치료 체계는 전무한 편이죠. 왜? 환자가 퇴원을 해도 동의를 해야만 지역보건소에 자료가 넘어가는데 정신병 이력을 다른 사람들에게 밝히기를 꺼려하는 경우가 대다수라 조현병 환자의 거주 현황조차 파악하기가 힘든 것이 현재 상황입니다.
또한 정신건강증진센터나 정신재활시설의 인프라도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죠. 정신재활시설은 2016년을 기준으로 336개 있는데 시나 군, 구별로 평균 1곳에 그치고 있으며 정신재활시설은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주민의 반발을 감당하면서까지 시설을 늘릴 요인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정신건강증진센터의 경우에도 인력이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경북만 하더라도 센터는 불과 15개이고 여기서 돌봐야할 정신질환자는 무려 3천여명입니다.
부실한 관리 시스템, 대대적으로 개편에 들어가야하지 않을까?